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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머스가 활성화되어 가격도 저렴하고, 새벽 배송도 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대형 마트는 점점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일일 배송을 선보이면서 월마트 등 대형마트가 고전하는 요즘이지만 독보적인 행진을 이어가는 마트가 있습니다. 넘을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코스트코의 창업자 짐 시네갈과 유료 멤버십 제도, 최저가 정책, 그리고 한국 코스트코의 역사 등을 소개합니다.
1. 짐 시네갈과 솔 프라이스
대학생이 된 짐 시네갈은 친구의 추천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운명을 바꾸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를 한 곳은 바로 대형 할인점 페드 마트였습니다. 페드 마트는 기업 전문 변호사 솔 프라이스가 창업했습니다. 솔 프라이스는 집안으로부터 큰 비행기 격납고를 물려받게 되었는데 비행기도 소유하지 않았던 그는 딱히 쓸 용도가 없었습니다. 솔 프라이스는 그곳에 창고형 할인 매장을 운영하기로 합니다. 당시에 대형마트는 있었지만 창고형으로 박스째 물건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곳도, 유료 회원제를 운영한 것도 페드 마트가 처음이었습니다. 솔 프라이스의 신념은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과 고객을 섬기며, 납품회사를 존중하라' 였을 정도로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짐 시네갈은 오픈한 지 한 달 된 페드마트에서 매트리스를 하역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이때 짐은 솔 프라이스의 기치관에 반해서 학교도 그만두고 페드마트에 정식으로 입사해 식료품 코너부터 일을 익히게 됩니다. 그 결과 페드 마트의 부사장직까지 오르게 됩니다. 1976년 페드마트는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지분을 빼앗기며 갑자기 독일 기업에 인수당합니다. 이때 솔 프라이스가 페트 마트를 나와서 프라이스 클럽을 설립하고 짐 시네갈에게 역시 부사장 자리를 줍니다. 짐 시네갈은 20대부터 47세까지 솔 프라이스라는 좋은 창업가 밑에서 열심히 일을 익혔고, 자신도 더 늦기 전에 자기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인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로 호황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창업을 하기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2. 코스트코의 창업
이때 유통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늘 프라이스 클럽을 눈여겨보고 있던 제프리 브로트먼과 찾아옵니다. 솔 프라이스의 수제자였던 짐과 유통업에 대한 꿈이 있었던 제프리는 마음이 잘 맞아 1983년 시애틀 커클랜드에 창고형 대형 마트 코스트코를 창업합니다. 27년을 창고형 마트에서 일을 하며 노하우를 쌓아 드디어 자신만의 마트를 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미국은 월마트가 유통업계에서 강력한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120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짐은 월마트를 이기기 위해서 모든 정책을 월마트와 반대로 하기로 합니다. 대표적인 정책이 최대 이익을 노리지 않고, 최소 마진을 추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유통업체는 49달러짜리 녹음기를 52달러에 팔 방법을 고민하지만, 짐은 어떻게 하면 38달러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코스트코는 유통 이익을 15%에 고정합니다. 짐 시네갈은 "그 이상 마진을 남기면 기업의 규율이 사라지고 탐욕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면 고객들은 떠나고 기업은 낙오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3. 코스트코의 유료 멤버십 제도와 최저가 정책
유통업계에서 15%의 마진은 상당히 적은데 편이지만, 유료 회원 코스트코 멤버십 제도를 활용하기로 합니다. 코스트코는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연회비가 38,000원으로 저렴하지 않으며,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사려면 현금과 현대카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조건으로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연간 전 세계에서 1억 1480만 명입니다. 코스트코의 제품은 대용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포장이나 가공하는데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스트코 전용 RP 박스를 통째 진열하기 때문에 매장을 정리하는 직원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월마트는 하나의 매장에 14만 여종의 상품을 진열하고 있지만, 코스트코는 4천 개 미만의 물건만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만 추려서 판매하니 맛있고 품질 좋은 상품만 남고, 제조사와 가격흥정 하기도 유리했습니다. 또한 품목이 적으면 재고가 적어 회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코스트코에 입점하고 싶어 했고, 코스트코는 협상에 유리한 위치였습니다. 그래서 품질은 최고로, 가격은 최저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스트코는 아무리 최고의 브랜드가 와도 가격을 최저가로 맞춰주지 않으면 입점을 거절했습니다. 2009년 코카콜라가 납품가를 올렸다는 이유로 코스트코가 코카콜라를 진열에서 제외했고, 펩시콜라만 코스트코에 진열되자 결국 한 달 만에 코카콜라가 백기를 듭니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와 친구 사이인 짐은 슐츠에게 전화해 '커피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스타벅스의 커피를 진열대에서 내리겠다'라고 일방적인 통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4. 짐 시네갈의 직원 복지
짐 시네갈은 늘 마음속 1번으로 직원들 처우를 생각했습니다. 유통업계는 마진율이 원래 낮고, 비용절감이 핵심이기 때문에 인건비 낮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코스트코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우선 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기지 않고 모두 직접 고용합니다. 또한 정년퇴임 제도를 없앴고, 미국 매장에서는 짐 시네갈과 함께 코스트코 창업부터 함께했던 직원들이 지금까지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기 연봉의 25%를 건강보험으로 납부해야 하는 미국에서 코스트코 직원은 연봉의 8%만 납부하고, 나머지 건강보험은 모두 회사에서 지원합니다. 또한 초과근무 수당을 제외한 평균 시급이 22달러로 동종업계보다 40%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계산대 직원의 연봉이 4900만 달러, 한화 약 6500만 원 정도로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짐은 CEO가 사원들보다 100배, 200배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정작 본인은 낮은 연봉을 고수했습니다. 코스트코는 CEO를 절대 외부에서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2011년 짐 시네갈이 은퇴를 하고 선임된 크레이그 젤리넥도 코스트코에서 창고 관리부터 시작한 인물이었습니다. 또 올해 4월 CEO로 임명된 론 바크리스도 지게차 운전기사부터 시작하여 코스트코에서 40년간 근무했던 인물입니다. 내부에서 임직원에 오른 분들을 보며 다른 직원들도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근무하게 된다고 합니다.
5. 한국 코스트코의 역사
2011년 짐 시네갈이 은퇴를 할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코스트코의 지점은 바로 대한민국의 양재점이었습니다. 짐이 1983년 프라이스클럽을 퇴사한 후 코스트코를 창업했고, 1993년 코스트코와 프라이스 클럽은 합병을 합니다. 이때 미국의 창고형 마트를 한국에 들여오고 싶었던 신세계가 코스트코에 제안을 해서 합자 형태로 한국에 1호점 프라이스클럽을 오픈합니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와 프라이스 클럽이 다시 결별하게 됩니다. 양평에 신세계가 오픈한 1호점 프라이스클럽은 매출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IMF가 터지고 적자가 지속되자 신세계는 양평 프라이스 클럽을 코스트코에 반납하고 손을 뗍니다. 그래서 코스트코는 양평 프라이스 클럽을 코스트코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후 양평 1호점을 시작으로 코스트코라는 이름으로 매장을 늘려갑니다. 2000년 양재점이 서울에 오픈하고 미국 문화 경험이 많은 해외파들이 양재점을 찾게 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매장이 되었습니다. 결국 2001년부터 한국 코스트코는 흑자로 전환되고, 매장을 계속 늘려가며 2005년부터는 매출이 급격히 성장합니다. 그러자 코스트코를 포기했던 신세계는 창고형 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오픈합니다.
2023년 기준 코스트코의 주가가 40%나 올랐습니다. 현재 미국을 기준으로 대형마트 1위는 월마트입니다. 그러나 월마트의 주가는 코스트코에 밀리고 있고, 아마존에 밀려서 항상 위태롭다는 말이 항상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절대적인 경험으로 승부합니다. 제품 가짓수는 적지만 코스트코가 아니면 못 구하는 제품, 이 가격에 못 사는 제품이 많습니다. 요즘 대형마트는 온라인에 비해 꼭 가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 경쟁력을 잃고 있지만, 코스트코는 그동안 남들이 하는 전략을 반대로 함으로써 코스트코에만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철저하게 고객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려는 노력과, 직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이 있었습니다. 짐 시네갈은 코스트코의 성과를 통해 자신의 경영 방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