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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쿠르트의 계열사로 여름이면 한 번씩 먹게 되는 비빔면을 매년 1억 봉지씩 판매하는 비빔면 1등 기업 팔도. 팔도의 야쿠르트 아줌마 마케팅, 비빔면 시장 개척, 히트 상품 등을 소개합니다.

     

    팔도

     

    1. 야쿠르트 아줌마 마케팅

    팔도는 모기업은 한국야쿠르트입니다. 1969년 정부가 축산 진흥 정책으로 우유 생산량을 엄청나게 늘렸는데, 국민들은 우유를 사 먹을 여력이 없어서 수많은 원유가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의 경호 실장이었던 창업주 윤덕병은 '원유를 버리기 아까운데 다양한 음료 제품으로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합니다. 이때 건국대 축산연구소장이던 사촌 형 윤쾌병 박사가 일본은 이미 특수 유산균 음료인 야쿠르트를 국민 음료로 마신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독자적인 기술로 야쿠르트를 만드는 일이 어렵자 일본 야쿠르트와 합작 회사 한국야쿠르트 유업을 세우고 기술을 도입합니다. 처음에는 야쿠르트에 대한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유산균'을 병균이라고 생각해서 기피했습니다. 그래서 야쿠르트 아줌마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한국 야쿠르트가 낯선 제품을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해 주부들을 섭외합니다. 그들의 친절한 설명과 판매 방식이 대박이 납니다. 1971년 등장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1998년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은 프레시 매니저로 이름을 바꿔 1만 3천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여러 가지 유산균 음료와 건강 음료를 선보이는데 사무실이나 집에서 매주 받아먹는 사람들이 생겼고, 이것은 최초의 식품 구독 경제이자 탄탄한 영업 조직을 구축한 것입니다.

     

    2. 팔도의 시작 - 비빔면 시장 개척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영업으로 잘 팔릴만한 제품으로 라면 사업을 시작합니다. 1983년 일본의 라면수프 제조 기업인 이찌방 식품에서 기술을 도입하며 팔도라면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당시 라면 사업은 막강한 기업 삼양과 농심이 선두 주자였기 때문에 후발 주자였던 팔도는 차별화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강을 지향하는 녹색 면인 클로렐라 라면과 액상수프를 넣은 참깨 라면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고 1984년 비빔면을 선보였습니다. 팔도의 라면 연구원들이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소스의 배합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팔도는 비빔면 소스를 액상으로 출시하는데, 액상소스는 공장에서 막 나왔을 때보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숙성이 되어 더 감칠맛을 냈습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비빔면을 들고 다니며 맛있게 비벼 먹는 방법을 알려주며 판매했고 그래서 팔도 비빔면은 출시 첫해에 880만 개를 판매합니다. 그 당시 비빔면은 여름에만 판매했는데, 팔도가 여름 라면의 시장을 개척했고 1990년대 들어서 고객들의 수요가 많아지자 사계절 판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비빔면은 출시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17억 개가 판매되었고,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는 항상 50~60%의 매출을 유지하며 한 번도 1등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습니다.

     

    3. 팔도의 히트 상품

    팔도는 비빔면 외에도 왕뚜껑, 꼬꼬면, 틈새라면, 뽀로로 음료 등도 팔도의 스테디셀러로 거듭났습니다. 여기에 국내보다 외국에서 인기가 높은 컵라면 '도시락'은 특히 러시아에서 특별한을 사랑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 부산항에 들어온 러시아의 선원들과 보따리상들이 팔도의 컵라면 중 하나인 '도시락'을 맛보고 대량으로 사가기 시작했고, 이후 러시아 수출이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네모난 모양의 '도시락'은 기차 안에서 먹어도 쏟아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서, 춥고 겨울이 긴 러시아에서 컵라면이 더 각광받았습니다. 팔도는 러시아에 현지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라면을 생산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수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망한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는 올해 초 시베리아의 교도소에서 '점심시간이 10분으로 너무 짧다, 교도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점심시간을 늘려달라'라고 주장하며 교도소 당국을 상대로 고소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도시락은 러시아 컵라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국민 음식이 되었고,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에는 비상식량으로 그 수요가 더 증가했고, 2022년에는 러시아에서만 도시락이 4915원어치 판매되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의 '도시락' 컵라면 사랑에 힘입어 팔도는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도 진출하고 있고, 삼양의 불닭볶음면과 함께 수출 효자 라면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팔도는 2012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여 수출에 매진하고 있고, 그 외에도 팔도 비빔면 소스를 출시하는 등 국내 제품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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