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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 푸드, K 콘텐츠, 전 세계에 K 컬처가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을 뜻하는 K 뷰티의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그 덕분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K 뷰티의 세계화에 앞장선 기업 아모레 퍼시픽의 역사와 방문방매 영업 전략, 히트 상품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아모레 퍼시픽

     

    1. 아모레 퍼시픽의 역사

    개성상인 윤독정 여사의 남편은 한량 기질이 있어서 매를 사냥하고 풍류를 즐기며 돈 버는 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여성이 장사를 하면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6남매를 키우기 위해 윤독정 여사는 장사를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도매상에서 물건을 떼다가 시장에 펼쳐놓고 팔기 시작했는데 유독 동백기름이 판매가 잘 되었고, 운독정 여사는 질 좋은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장사가 잘되어 1938년 '창성 상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가게를 열게 됩니다. 이때 유난히 어머니의 일을 잘 도왔던 넷째 아들 서성환은 어릴 때부터 일머리가 좋았고, 원료 수급을 맡아 자전거를 타고 개성에서 서울의 남대문 시장까지 160km를 오갔습니다. 윤독정 여사는 아들에게 화장품 제조법을 알려 주기 시작하며 "기술은 훔쳐도 자세는 훔칠 수 없다"라고 조언하며 좋은 제품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서성환은 '언젠가는 더 넓고 큰 세계로 나가서 우리의 화장품을 팔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1945년 '태평양화학 공업사'를 창립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어머니는 물러나고 아들 서성환이 사업을 주도해 나갔습니다. 1948년에 출시한 첫 제품 메로디 크림과 1951년에 출시한 남자용 동백기름 ABC포마드가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해외 시찰을 나갔을 때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허브로 화장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한국의 특산품인 인삼으로 피부에 바르면 어떨지 고민하다가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구소를 만들게 됩니다. 이때부터 생산 설비를 자동화하며 화장품 연구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화장품에 한방 성분을 넣어 만든 설화수가 만들어졌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2. 방문 판매의 시작

    서성환은 어릴 적 이웃 아주머니들이 어머니와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동백기름을 발라보고 화장품을 써보고 사가던 기억을 떠올려 방문판매를 시작합니다. 특히 이때 6·25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전쟁미망인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합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대 태평양의 방문 판매원 수는 16,000명으로 이들이 매출의 85%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화장품 산업과 태평양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태평양은 방문판매만을 위한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는데 이탈리아어로 '아모레'라고 짓게 됩니다. 방문판매 사업이 승승장구하자 2011년에는 아모레를 회사 사명 앞에 붙이고, 태평양을 뜻하는 퍼시픽을 뒤에 붙여서 현재의 사명 <아모레 퍼시픽>이 되었습니다.

     

    3. 사업의 확장

    화장품 사업으로 번 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태평양 화학은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 동방 증권을 인수하여 금융업에도 진출하고 보험, 전자, 금속, 건설까지 사업을 확장하여 21개의 계열사를 가진 어엿한 대기업 집단인 태평양그룹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화장품을 외에는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또한 1990년대에는 수입 화장품이 국내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화장품 전문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방문판매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고자 서성환 회장의 차남 서경배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화장품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모두 매각하기로 합니다. 서경배는 기획조정실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화장품과 관련 없는 계열사들을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그룹 내부적으로 고통스러운 사업 재편을 하고 나니 IMF가 시작되었고, 다행히도 미리 사업 규모를 축소한 덕분에 불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4. K 뷰티를 선도하는 아모레 퍼시픽의 히트 상품들

    1999년 회장으로 취임한 서경배는 브랜드 전략에도 강했는데, 고급 한방 브랜드 설화수를 주력으로 키우고, 기초라인은 아이오페, 로드샵은 에뛰드를 만들어 10대~20대를 공략합니다. 그러다 2008년 또 한 번의 혁신적인 제품인 쿠션을 선보입니다. 선크림을 머금고 있는 스펀지를 퍼프로 눌러서 얼굴에 바르게 하자라는 전략으로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을 선보였는데, 여성들은 편리함에 반했고 출시 2년 만에 50만 개가 판매됩니다. 이후 아이오페뿐만 아니라 헤라 등 다른 브랜드로도 쿠션을 확장했고 2015년에는 3300만 개, 즉 1초에 하나씩 팔리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아모레 퍼시픽이 생산하는 여러 화장품 브랜드는 사실상 모든 연령대의 이용자들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10대에는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로 시작하여, 20대에는 마몽드와 라네즈를, 30대에는 헤라와 아이오페, 40대 이후에는 설화수 제품을 사용하면 평생 아모레퍼시픽의 제품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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